전체 글 375

[인기작가의 한국현대사 일기] 잔아일기 (제129회)

5박 6일 동안 북한여행 (계속)2005. 7. 24일찍 일어나 전상국 교수와 산책했다. 호텔 옆으로 도로를 따라 큰 개울이 흘렀다. 호텔에 돌아와 아침을 먹고 버스 편으로 조금 달려 보현사에 도착했다. 우리 문인들이 처음 찾은 셈이라고 한다. 조별로 입장을 시작했다. 해탈문과 천왕문을 통과했다. 만세루와 대웅전, 팔만대장경보존고 등을 돌며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었다. 안내하는 여자의 서산대사 설명이 명쾌하다.보현사를 나와 근처에 있는 김일성을 위한 국제친선전람관을 관람했다. 김일성이 그동안 각국 인사들에게서 받은 선물 20여만 점을 보관한 특별 전시실이다. 햇빛의 탈색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만들지 않을 만큼 정성을 쏟은 건물인데 정말 그 규모가 대단했다. 특히 공산권 국가원수나 당 차원에서 선물한 진..

연재소설 2026.09.08

[이상헌의 인생 이야기] 아버지와 나의 삶 80회

다음에는 먼저 갈 계획을 세웠던 문자를 만든 창힐 무덤을 가보기로 하였다. 중국어와 한자를 처음 공부할 때 문자를 누가 만들었느냐는 물음에 창힐(倉詰)이라고 말한다. 창힐은 전설상 눈이 네 개 있는 아주 총명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창힐은 인문 시조인 현원 황제 시 사관으로 있다가 당시 치우천황과 헌원과의 73차례의 전투를 치르는 동안에 새끼로 매듭을 만든 결승문자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여러 번의 전투로 결승의 한계를 느낀 현원 황제는 창힐에게 문자를 만들라는 명을 한다. 이에 새 발자국을 보고 문자를 만들어 문자성인 것으로 추앙되고 있다. 문자를 만든 날 하늘에서는 곡식이 비처럼 내리고 귀신은 밤새 울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곡식 생산은 하지 않고 송곳으로 글씨를 새기는 데 ..

이상헌 자서전 2026.09.08

[박수복 화백의 인문학으로 떠나는 화첩기행 7회] 동쪽의 큰 바보, 서로 다른 삶을 ‘합창’으로 품다

낮아진 한 사람의 마음에서 공존의 예술이 시작된다 △ 《합창(Chorus)》 연작 01~04, 2019, 캔버스·아크릴·스텐 오브제 (01·02: 55×50cm / 03·04: 50×55cm) 도비산 자락 동암에서 차를 마시던 날이었다. 한 스님이 내 이름 속에 ‘바보’가 들어 있다며 ‘대우(大愚)’라는 말을 건넸다. 곁에 있던 한학자는 동쪽 마을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동리(東里)’를 보탰다. 그렇게 ‘대우동리(大愚東里)’, 곧 ‘동쪽에는 큰 바보가 살고 있다’는 이름이 태어났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세상의 영리한 계산을 좇기보다 조금은 느리고 모자라 보이더라도 내 마음을 속이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내가 말하는 ‘큰 바보’는 세상 물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