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깎으려고 승가사로 떠난 아내1991. 8. 1 크고 아름답다는 문자의 돈황시(敦煌市). 황토사막 한 복판에 오아시스처럼 고여 있는 건조한 도시. 나는 침대머리에 앉아 아침을 맞았다. 방금 닭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8시가 가까운데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내 옆에 누었던 룸메이트 윤후명 소설가(내 용고 후배. 16회)는 늦잠에 빠져 있다. 술 탓이다. 지난밤에는 10시경에야 어스름이 끼어들었다. 시차를 두지 않은 행정상의 잘못이리라.1991. 8. 2 아침을 먹고 막고굴(莫高窟)로 향했다. 기원전 전한 시대 불교 유물부터 당나라 후기까지 불교 유물이 시대별로 암벽에 조각된 천불동(千佛洞)이 장엄하다. 오후에는 시내 관광을 마치고 산이 울린다는 명사산(鳴沙山)을 올랐다. 모래는 메말랐지만 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