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근 달빛 동호가 연주를 다시 만난 것은 이태가 지나서였다.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동호는 귀향을 늦추다가 졸업식을 마치고서야 고향에 내려왔는데 연주에 대한 어머니의 온정은 더욱 곡진했다. “한 달쯤 지나면 우리 마당은 꽃밭이 될 거다. 채송화, 봉선화, 금잔화, 분꽃, 모두 연주가 심은 거야. 네가 집에 온다니까 우리 연주가 얼마나 집 단장을 했는지 몰라. 몸치장에도 정신을 쏟았구.” 연주는 얼굴을 붉히며 부엌으로 달아났다. 어머니가 웃음을 띤 채 부엌에 대고 소리쳤다. “우리 연주만한 처녀도 드물지. 나는 평생 연주하고만 살란다. 인물 예쁘고 심덕 좋고 신부감으론 최고지. 서울것들은 되바라져서 싫어.” 어머니가 저런 식으로 연주를 치료하고 있었구나.... 동호는 어머니가 대견스러우면서도 한편 그런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