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사이드

남문우 前 변호사 연재 에세이

충남시대 2023. 5. 2. 16:08
예산 황새공원을 다녀오고 1

 

 

△ 남문우 변호사 (전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한달 전에 평소 자주 만나는 전병준 회장, 이재인 박사와 함께 예산 황새공원에 다녀오고, 어제도 서울에서 둘째 딸이 와서 오후에 아내, 딸과 같이 두 번째로 다녀왔다. 나는 평소 ‘황새’하면 겨울철에나 볼 수 있는 희귀(稀貴)한 새로, 고상한 선비같이 외모가 희고 깨끗한 철새로만 알았지, 국가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까지 공원을 만들어 사육하고 관리할 정도로 귀(貴)한 새인줄은 잘 몰랐다.
 그래서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웃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공원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에 뉴스에서 듣고도 별 관심없이 지내왔다.
 이번에 두 번이나 현장에 가 보고서야 그 존재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황새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새이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사는 새가 아니었다. 황새는 생태계에서 우산종(Umbrella Species)이다. 따라서 황새가 살려면 청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황새가 서식하는 습지, 논, 저수지 물 등이 오염되지 않고 깨끗해야 한다. 
 황새가 살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다른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게 되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이 살 수 있는 건강한 자연환경을 만드는데 황새를 사육하는 의의가 있다고 한다.
 1940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텃새 황새를 자주 볼 수 있어서 우리 조상들은 황새를 영물(靈物)로 여겨 마을에 황새가 둥지를 틀면 길조(吉兆)로 생각하고 황새가 번식하면 마을 사람들이 부자가 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 가난한 똥싸베기가 집에서 부모한테 쫏겨난 후 꾀를 내어 황새의 목소리를 가장하여 “딸을 똥싸베기에게 시집 보내라”라고 부자집 주인 영감을 속여 부자집 딸과 결혼했다는 설화(說話)까지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6·25 전쟁 당시에 황새 서식지가 불에 타고 총성으로 인하여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1970년에는 과다한 농약 살포와 개발사업으로 인하여 황새의 모든 서식지가 없어지고 오염되는 바람에, 길조로 여기던 황새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국토를 친환경으로 깨끗하게 정화하기 위해서 친환경 농업을 장려함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황새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 국가 예산을 들여 황새생태공원을 조성하고 황새복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황새가 서식하는 습지, 논, 하천, 저수지, 갯벌 등이 황새의 먹이인 미꾸라지, 개구리, 뱀, 곤충 등이 서식 할 수 있도록 오염되지 않고 친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예산 광시는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 모든 조건 즉, 습지, 논, 저수지, 갯벌 등 자연환경을 두루 갖춘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 황새생태공원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황새생태공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이러한 자연환경도 중요하지만 청정환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황새생태공원 주변에 살고있는 황새권역 주변 주민들의 희생과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그 주변에 살고있는 주민들은 황새생태공원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고 황새 서식지가 오염되지 않도록 유독성농약 살포를 자제하여 곡식 수확량 감소를 감수하면서 주변 농토의 정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협조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주변의 습지, 논, 저수지 등이 오염되지 않고 청정지역으로 유지되고 있어 황새공원이 성공했다고 한다.
 황새뿐만 아니라 황새 이외에도 이 지역에서 수달, 수리부엉이, 금개구리, 귀이빨대칭이(강하류 진흙이 많은 곳에서 물고기 등에 붙어서 기생하는 연체동물)등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 동물 약 20여종이 함께 서식하여 국내에서 대표적인 생물다양성보존지역으로 인정되었고 절기 따라 사라졌던 반딧불도 감상할 수 있는 낭만도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고맙고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황새가 과연 어떤 새인가 자세히 살펴보자.
 황새는 황새목 황새과에 속한 새로서 몸길이 약 122cm, 부리길이 약22~24cm, 날개길이 약180~200cm, 무게 약 4.5~5.4kg로써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등록되어 있다. 황새의 다리는 붉은색이고 부리와 날개 끝부분은 검은색이며 나머지는 모두 흰색이다.
 황새는 우리 사람과 같이 일부일처제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짝이 죽기 전에는 짝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황새는 성대가 없어 울음소리를 못내지만 긴부리를 빠르게 부딪쳐 ‘따다닥 따다닥’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국내에서 월동하는 황새는 철새와 텃새로 분류되는데 철새는 러시아, 중국 등에서 겨울을 나기 위하여 우리나라에 오는 새이고, 나머지는 국내에 정착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는 10~20마리였으나 요즘은 텃새들이 철새들을 유인하여 많이 오게 되어 철새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