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사이드 43

제27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검찰 일반직 공무원으로 검사 직무대리를 한 사연Ⅰ 나는 1964년 9월 1일 서울대학교 사법대학원 제6기생으로 제 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열명과 먼저 합격한 세명과 함께 입학하여 사법대학원생이 되었다. 당시 사법대학원 학생들에게는 국가에서 사무관으로 대우하여 판례연구비 명목으로 매월 사무관 봉급에 해당하는 돈을 주었다. 나는 대검찰청 검찰주사(6급) 신분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사법대학원생을 사무관(5급)으로 대우해 주었기 때문에, 이중 공무원 신분을 가질 수 없어 사법대학원 입학 전에 대검찰청에 사표를 제출하였다. 나보다 먼저 합격한 중앙수사국 동료 직원들도 시험에 합격하자마자 사표를 내고 나갔기 때문에 나의 사표 제출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직속 상관이시던 대검 중앙수사국장이 나의 가정형편을 ..

휴먼인사이드 2023.03.08

제26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법무부 차관과 장관으로부터 받은 교훈Ⅱ 내가 다니는 대검찰청에서도 검찰청 직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그것도 수만 명의 응시생 중 열명의 합격자 중에 검찰청 일반 직원이 들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합격한 양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다. 제3회 사법 시험합격자가 열명 밖에 안 나오자 도하 신문에서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오백대 일의 합격자만 내는 사법시험 제도를 그대로 존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많았다. 이러한 사법시험 제도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수재들에게 좌절감과 패배감만 주는 제도이므로 시험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적 사설을 싣기도 하였다. 나는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검사들과 법무부장관 등 법무부 간부들에게 합격인사를 다녀야 한다고 해서 나의 직속 상관이던 송용재 수사..

휴먼인사이드 2023.03.05

제25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사법시험 합격Ⅲ 나는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에 하늘을 찌를 것 같이 기쁘고 그 기쁨을 나의 뒷바라지를 위하여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나 이상으로 사법시험 합격을 고대하던 아내에게 한 시간이라도 빨리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합격자 명단을 보기 전에는 나 스스로 합격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만약에 아내에게 말했다가 뒤집힐 경우 그 실망감을 어찌 감당하랴 싶어서 정식으로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였다. 아내에게 기쁜 소식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나 혼자 가슴을 졸이면서 합격자 발표일까지 이삼일을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줄 미쳐 몰랐다. 드디어 발표날인 1964년 8월 20일 오후, 같은 과 직원 이영훈, 강정훈 등..

휴먼인사이드 2023.02.22

제24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제 24회 사법시험 합격Ⅱ 밤새 고독감 속에서 지내다가 아침 아홉시 정각에 맞추어서 직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 오래 기다리던 애인을 만난 듯이 반갑고 기뻤다. 그 중에서도 연휴가 끼거나 정초를 맞아 사흘씩 쉬는 날엔 사흘 내내 아무데도 못 가고 혼자 텅 빈 사무실에 고독을 씹으며 책만 본다는 것은 여간 참기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한 겨울에 직원들이 퇴근하면 난방을 끄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사무실에 차있던 온기가 식지 않아 그 이튿날 아침 다시 난방이 들어올 때까지 견디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연초 사흘간 난방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사무실 온도도 급격히 내려가 고독감과 추위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아무튼 나는 15회 고등고시에서 총점 2점이 모자라 떨어지고 나서 16회 시험에 자신감을 가지고 응시..

휴먼인사이드 2023.02.14

제23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사법시험 합격 1961년 5월 25일 첫 월급을 받은 날 아내는 시골집에서 둘째 딸 정숙을 낳았다. 나는 둘째 딸의 백일날인 1961년 9월 초순경 시골집에서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 단칸방에서 동생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결혼한 지 8년 만의 일이었다. 그동안 아내는 시골집에서 할머니와 어머니를 모시고 경제적 어려움과 마음 고생을 하면서 힘들게 살다가 비로소 남편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다시 단칸방에서 다 큰 시동생들과 함께 나의 적은 월급 봉투를 가지고 여러 식구의 살림을 꾸려가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나는 그 때부터 아내의 내조를 받으며 공부를 시작했으나 몸이 완전히 낫지 않아 소화가 안 되고, 저녁에는 단칸방에 동생 및 딸들과 같이 살다보니 공부 할 여건이 나빠 낮에 직장에 나가 책..

휴먼인사이드 2023.02.09

제22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대검찰청 중앙수사국 직원 시절Ⅱ 1962년 말경 중앙정보부에서는 범죄분석과를 신설하고 대검찰청 수사국의 협조를 얻어 우리나라 경찰과 검찰에서 인지하여 수사한 모든 범죄에 대하여 각종 통계를 만들어 그것을 자료로 “범죄분석지”를 발간하여 범죄수사 및 형사정책의 자료로 제공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 종로구 경훈동에 있는 당시 경제기획원 통계국 2층에 사무실을 차리고 천공수(穿孔手)로 여자 직원 40명을 선발하여 일선 경찰서에서 범죄인지하여 송치할 때 첨부하여 송부해 오는 범죄통계원표 3매(발생통계원표, 검거통계원표, 피의자 통계원표)를 천공기를 이용하여 40명의 천공수들이 펀치카드를 만들고 그 카드를 아래층 경제기획원 통계국에서 설치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에 넣어 각종 범죄통계표를 만들고 그 자료를 근..

휴먼인사이드 2023.02.09

제21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당시 나는 취직이 시급했으나 그것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고, 오직 목표인 고등고시 합격 때까지 가족들의 생계비를 조금이라도 보탠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어느 곳을 선택할 것인가는 말할 것도 없이 어느 직장이 고등고시 시험 준비에 도움을 줄 것인가에 있었다. 국토개발대 요원 합격은 법무부를 지원했기 때문에 대검 중앙수사국과 같은 부서여서 당연히 9급 공무원보다는 두 단계 위 계급인 7급 공무원인 중앙수사국을 택하는 것이 당연하였으나 문제는 대검 중앙수사국과 법원 일반 직원 중 어느 곳이 고등고시 시험 공부에 도움이 되느냐였다. 나는 당시 무지한 생각으로 아무래도 고시 공부하기에는 범죄 수사하는 기관보다는 재판을 하는 법원이 훨씬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1961년 4월 ..

휴먼인사이드 2023.01.17

제20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투병생활(나를 살린 도고 온천수)Ⅲ 도고 온천수는 계란 썩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비위에 안맞는 사람은 한 컵도 마시지 못하지만 냄새가 싫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마셔도 배가 부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나는 천행으로 오히려 계란 썩는 냄새가 좋아 계속 퍼 마셔도 배부르지 않고 편하여 많이 마실 수 있었다. 물마시기를 한 삼십분 정도 하다보면 동녘에 해가 솟아오르려는 듯 붉어지고 그 때를 맞춰서 미리 준비해간 네홉들이 정종 병에 물을 담고 검은색 보자기로 싸 가지고 다시 동생의 등에 업혀 집에 돌아오곤 하였다. 사실 여부를 확인은 못했지만 도고온천수는 햇볕을 쪼이면 약효가 다 날라가 버려 효험이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벽에 나가 해 뜨기 전까지만 물을 마시고 집에 가지고 오는 물병을 햇..

휴먼인사이드 2023.01.10

제19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투병생활(나를 살린 도고 온천수)Ⅱ 더군다나 군대 제대 이개월을 앞두고 지루한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저녁마다 당시 흔한 도라지 위스키를 안주도 없이 거의 매일 마셔 대서 위가 안좋은 상태에다 식사시간을 거르고 과식하다 보니 겨울을 지내는 동안 위장병에 걸리고 말았다. 1959년 봄 온양온천에 있는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한 결과 ‘위하수(胃下垂)’라는 진단을 받았다. 돈이 없어 병원에는 못가고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위장병에 좋다는 약을 먹었으나 별 호험이 없었고 오히려 병세가 더욱 악화되었다. 도저히 여러 시간 앉아서 공부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소화가 안 되었다. 한번은 마늘이 위장에 좋다하여 마늘을 많이 사다가 익혀서 매일 몇 개씩 장복했는데 눈이 침침해져서 동의보감을 보니 마늘을 과다 복용하면 ..

휴먼인사이드 2023.01.03

제18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군대생활의 추억Ⅳ 나는 어렸을 때 농사일은 해 보았지만 집을 짓는 일은 해 보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누군가 해야 된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 부치고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우선 부대 인근에 있는 마을에 나가 톱과 널빤지 등 못 쓰는 것을 얻어 가지고 톱으로 나무를 잘라 흙벽돌 굽는 틀을 몇 개 만들고 근처 흙을 파서 물을 붓고 짚을 썰어 섞어서 흙을 반죽한 다음에 벽돌 틀에 넣어 벽돌을 찍어내서 이를 볕에 말리었다. 당시 내가 일등병으로 인사과에서 계급이 제일 낮았으나 내가 도목수로서 상등병, 병장, 하사 등 상급자들을 지휘하여 일을 하게 되어 어려움이 있었으나 상급자들은 내가 몸은 사리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일을 하니까 그들도 나를 “남형”,“남선생”하면서 나를 따랐다. 벽돌이 마른 후에 벽돌을 쌓..

휴먼인사이드 202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