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사이드 43

제17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군대 생활의 추억Ⅲ 내가 중대에 배속된 지 사십여 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근처 개천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데 선임하사가 빨리 오라고 하여 선임하사실로 들어 갔더니 새 것이나 다름없는 군복과 워커군화와 모자를 내주면서 빨리 옷을 갈아입고 연대장실로 가 보라고 하여 급히 옷을 갈아입고 연대장실로 뛰어가 연대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연대장실 의자에 앉아 있던 별 한 개를 단 모자를 쓴 군인이 문 쪽으로 뛰어나오면서 “남 선생 고생 많으십니다.”고 말하면서 내 손을 덥석 잡는 것이었다. 나는 별을 보고 놀라 한참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대학 1학년 때 가정교사로 있던 학생의 아버지 박 모 장군이 아닌가. 박 장군은 내가 그의 아들을 가르칠 때는 논산훈련소 부소장으로 있었는데 내가 연..

휴먼인사이드 2022.12.20

제16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군대 생활의 추억Ⅱ 그 외 사병들은 초등학교 중퇴자나 무학자가 대부분이었으며, 초등학교 졸업자도 몇 사람 안 되었다. 중대원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등 농촌에서 농사를 짓거나 노동을 하다가 군대에 온 사람들이었고, 집이 서울인 사람은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선임하사나 하사관들을 제외한 사병들은 군인다운 기백이나 용감성을 찾아볼 수 없었고 빛 바랜 누더기 옷에 몇 달 굶주린 거지 같은 꼴을 하고 있었다. 사병들이 입은 군복은 저녁에 지어 입으면(보수) 다음날 다시 찢어져 매일 저녁 꿰매 입어야 했다. 또 사병들이 하는 일이란 아침에 사역병으로 집합한 후 야전삽과 대검을 가지고 산으로 내몰려 소나무를 베어 연대 연병장에 차려 놓은 제재소에서 켜서 건축자재를 만들어 군 트..

휴먼인사이드 2022.12.13

제15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생활Ⅳ 앞에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생활이라고 했지만, 고학의 어려움 속에서도 낭만의 순간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밤잠을 못 자면서 밤새워 막노동을 하면서도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던 때도 있었다. 중·고등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할 무렵 종로2가에 있는 검인정교과서주식회사에서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교과서를 배급하는데 나는 밤새워 무거운 책뭉치를 트럭에 싣는 작업을 하였다. 한참 일을 하다가 새벽 한 시경 쉬는 시간이 되면 그 앞 큰 도로 옆에 줄지어 있는 동동주 집에 가서 찹쌀이 동동 떠 있는 찹쌀 동동주를 마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일에 지쳐 몸이 축 늘어지다가도 그 달콤하고 씁쓸한 찹쌀 동동주를 서너잔 마시면 알코올 기운이..

휴먼인사이드 2022.12.01

제14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제 14회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생활Ⅲ 나는 1956년 6월경 동생들을 후암동에 있게 하고 충정로에 사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3학년 학생 권모 군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 그 학생은 아버지가 어떤 도의 교육감으로 근무하고 여러 명의 누님 밑에서 귀엽게 자란 외동아들이었다. 부모님들은 지방에 살고 있고 서울 충정로에서 공장을 하는 삼촌 집에서 기거하며 공부하고 있었는데, 부모님들은 서울대학은 안 되더라도 적어도 연대나 고대에 입학할 수 있기를 희망하여 가정교사를 붙여 주었기 때문에 학생은 일류 대학에 입학해야 된다는 중압감 속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나도 열심히 가르쳤다. 그러나 학생의 능력은 한계가 있어 가정교사한테 과외 공부를 한다 해도 당장 몇 달 사이에 성적이 좋아지는 것이 아..

휴먼인사이드 2022.12.01

제13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생활Ⅱ 밤 열 한시까지 영어, 수학 등 중요 과목을 가르치고 나면 나도 기진맥진하여 내 공부를 단 십분도 할 시간적 여유와 힘이 없었다. 내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학교 강의시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강의 시간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들었고, 그것을 자세히 필기해 두는 것이 내 공부의 전부였다. 해당 과목의 법률 서적을 읽는다든지 다른 책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고, 시험 때 겨우 노트만 가지고 공부하여 시험을 봐 학점을 따곤 하였다. 그러다 보니 나의 법과대학 1학년 대학생활은 공부하기 위해 학교를 다닌 것이 아니고 그저 학점을 따기 위해 학교를 다닌 꼴이 되고 말았다. 거기에는 젊음의 낭만도, 여유 있는 과외 활동도 없이 가정교사 하는 집과 학교를 오가면서 기..

휴먼인사이드 2022.12.01

제12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충남시대는 충남의 천재로 불리우던 불우소년 남문우 변호사 자서전을 본지에 연재한다. 남변호사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성공한 삶의 사례가 젊은 세대에게 교훈이 되고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독자들의 많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제 12회 아, 이종건 교장 선생님(세 번째 기적)Ⅱ 당시는 오늘날과 같이 핸드폰은 고사하고 전화도 없는 세상, 서울 가는 교통수단도 버스나 승용차는 상상도 못하고 오직 하루 한 번 운행하는 기차뿐이었다. 더욱이 입학 시즌이라 서울 가는 사람이 많아 출입문은 말할 것도 없고, 지붕 위까지 매달려 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 멀리 기차의 시커먼 몸체가 신례원 쪽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도고온천역을 향하여 달려오고 있는 것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도고온천역 이전 전). ..

휴먼인사이드 2022.12.01

제11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충남시대는 충남의 천재로 불리우던 불우소년 남문우 변호사 자서전을 본지에 연재한다. 남변호사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성공한 삶의 사례가 젊은 세대에게 교훈이 되고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독자들의 많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아, 이종건 교장 선생님(세 번째 기적)Ⅰ 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예산중학교와 예산농업고등학교의 특대생 제도와 예산중학교의 교비생제도 덕분으로 무사히 고등학교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더 큰 문제는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느냐였다. 당시는 한국전쟁 직후라 대학에 진학하면 병영연기 특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너나없이 대학에 들어가려고 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농업고등학교였지만 농업과목은 소홀히 하고 주로 대학입학 시험 준..

휴먼인사이드 2022.11.01

제10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충남시대는 충남의 천재로 불리우던 불우소년 남문우 변호사 자서전을 본지에 연재한다. 남변호사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성공한 삶의 사례가 젊은 세대에게 교훈이 되고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독자들의 많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고등학교 재학 중 결혼Ⅱ 처갓집에서 혼례를 치르고 하룻밤을 더 잔 후 신혼 여행은 꿈도 못꾸고 우리 부부는 집에 돌아와 우리 부부의 신혼생활은 시작되었지만, 그 때부터 나의 아내는 달콤한 신혼 생활이 아니라 고생길의 시작이었다. 신랑이란 사람은 신부를 집에 데려다 놓고 학교에 가서 와봐야 1주일 아니면 2주일에 한 번씩 와서 자고 갈 뿐 아무런 집안 일을 돌보거나 생활비 한 푼 못 대는 무능한 남편이었다. 나의 아내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모시고 아래로 여섯 명이나 되는 시동생..

휴먼인사이드 2022.11.01

제9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충남시대는 충남의 천재로 불리우던 불우소년 남문우 변호사 자서전을 본지에 연재한다. 남변호사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성공한 삶의 사례가 젊은 세대에게 교훈이 되고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독자들의 많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고등학교 재학 중 결혼Ⅰ 나는 1952년 11월 26일(음력 10월 29일)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만 18세(실제로는 19세)의 어린 나이에 지금의 처(장주정)와 결혼하였다. 당시 내가 장가간다니까 동급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 대부분이 “왜 공부도 잘 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 벌써 결혼을 하느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놀라워하였다. 선생님들 중 유독 미술 선생님이신 성주홍 선생님께서만 “장가를 일찍 가서 자식 일찍 낳아 기르는 것도 나쁠 것 없다”면서 나를 격려..

휴먼인사이드 2022.11.01

제8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충남시대는 충남의 천재로 불리우던 불우소년 남문우 변호사 자서전을 본지에 연재한다. 남변호사의 가시밭길을 헤쳐가면서 성공한 삶의 사례가 젊은 세대에게 교훈이 되고 지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독자들의 많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추억Ⅲ ◇윤규상 선생님과의 만남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예농 영어 선생님으로 부임하신 윤규상 선생님을 만난 것도 나에게는 큰 축복이었다. 나는 윤규상 선생님으로부터 영어를 배웠지만, 실제로는 사물을 판단하는 지혜를 배웠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선생님은 성균관대학교 경제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셨기 때문에 당연히 경제와 관련된 사회과목을 가르쳐야 했는데 당시 학교 사정으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은 영어를 전공한 다른 선..

휴먼인사이드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