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즈에서 일본 청춘 한쌍의 멋진 자살1991. 1. 2 나는 왜 소설가가 되었나? 나는 신(神)이 되고 싶었다. 내 나름의 종교를 만들고 싶어 소설을 택했다. 그래서 문학을 일반종교보다 상위(上位) 개념에 놓고 살아왔다. 소설창작을 신의 창조행위로 여겨왔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일반종교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유한성의 한계'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진작 종교를 갖고 싶었지만 종교를 갖는 순간 내 문학정신이 규범화(規範化)되어 굳어질까 두려웠다. 그러니 내가 만들고 싶어 한 내 종교는 일반종교가 아닌 다른 무엇일 것이었다. 새로운 교리, 새로운 신자, 새로운 사물, 새로운 세계, 그게 내 소설이 되어야 한다. 1991. 1. 3 결국 성지순례가 취소되었다. 전쟁 때문에 신분보장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