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1991. 5. 11 연애시절에 수니에게서 들었던 ‘백일장 당선’이란 말이 떠올라 나는 아내에게 詩를 공부하라고 권유했다. 그러겠다고 한다. “나를 소유하지 말아줘. 그렇게 나를 포기함으로써 위대한 아내가 되어줘.” 수니는 내 말을 이해한 모양인지 내가 구상 중인 장편소설의 인물을 빗대면서 이런 말을 했다. “결국 나와 영채를 자기가 가지고 놀았구먼.” 섬뜩한 말이었다. 영채와의 관계를 작품창작의 모티브로 인식한 그 말이 감동스러워 수니의 손을 잡고 춤추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우리 마누라는 역시 천재야!” 저녁 때 김원일 소설가한테서 전화가 왔다. 왜 소식이 없느냐고 한다. 차마 연애 핑계를 댈 수는 없었다. 신사동 고선에서 만나 양주를 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