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경영인 대상양식산업 강승원 대표의 이야기
-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새우대통령을 꿈꾼다!
"1차산업은 인간의 뿌리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 우리 존재의 바탕이 되는 산업이라는 뜻이죠."
지난 20일, 취재 도중 그의 긍지와 신념을 엿볼 수 있는 한마디였다.
대학 졸업 후 2013년부터 일을 시작해 9년차에 접어들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젊은어업인 무언가 사연이 있을 것 같아요?
A. 어렸을 때 명확히 정해진 꿈은 없었습니다. 특히, 양식업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요리사 해볼까?’하는 생각에 시도했지만 좌절했습니다. 치기어린 시절 순간적인 결정으로 진출하기에 생각보다 어려운 직업이었습니다. 그 분야에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요리사를 준비해온 친구들이 많았었습니다. 금전적 지원을 비롯해 다방면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했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신과 재능 같은 것들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 외식조리학과 등 진학을 원했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대학교 들어갈 시기가 닥쳤을 때, 원래 농업분야만 있었던 한국농수산대학에 수산과가 생겼습니다. 지원을 앞두고 여러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수산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면 때때로 굉장히 고단해 보이셨습니다. 금전적으로 사업이 잘 될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업을 물려받아 해볼까?' 하다가도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게 고민에 둘러쌓여 명확한 목표나 계획 없이 입학한 뒤 학업을 이어가던 가운데, 2학년 양식장 실습현장에서 이 일의 비전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는 흥미와 희망을 갖고, 엄청 부지런히 또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 다른 사람의 양식장에서 실습을 했었는데, 그 양식장 사장님보다 일찍 일어나서 현장을 둘러보고, 일에 필요한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 했었습니다. 그렇게 실습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쟤는 진짜 열심히 하더라. 잘 할 것 같다.’하는 소문이 났었습니다. 그런 소문이 도니까 학교 교수님이나 주변사람이든 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습니다. 그 이후 제가 이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정말 잘 해야겠다하는 마음가짐이 생겼습니다. 이런 기대들에 부응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 옆에 아버지라는 스승이 계셔 큰 버팀목이 됐고, 제가 지치지 않고 그를 좇으며 이 일에 전념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수산업의 특징은 어떤 것인가요?
A. 제가 볼 때 1차산업이 제일 정직한 산업입니다. 배우고 노력한만큼, 키우는 것을 사랑하는 만큼 나타나는 것이 수산업을 비롯한 1차산업이라 생각합니다. 운이라는 것이 작용하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하면 그만큼 결과로 따라옵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하던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제 경우를 빗대어 말씀드리면, 아버지께서 당시 이뤄두셨던 성과보다 제가 이 현장에 온 이후 작년까지의 매출을 보면 700% 이상 성장했습니다. 그 성과는 제가 학교에서 전공한 식물성 플랑크톤, 미생물 분야를 사업에 도입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국과 활발히 교류하며 사례도입을 한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외국 수산업 종사자들과 교류를 하시기는 했는데 아버지의 통역사가 전문지식을 제대로 전달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외국인과 전문분야의 지식을 원활히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매년 봄, 바쁜 일 끝나면 해외 양식장을 시찰하거나 학술회를 다니며 교류하고 정보를 얻어왔습니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우리 현장에 반영시키고 발전시키며 지냈습니다.
Q. 현재 코로나로 인해 영업장 운영에 어려움이 많겠어요? 코로나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네요?
A. 다른 사업에 비해서 큰 편은 아닙니다. 매출이 약 1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합니다. 결론적으로 수산시장이나 유통하는 사람들이 많이 팔아야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표면적으로 제 회사만 보면 큰 타격이 없어 보이고, 우리에게서 새우 종자를 사가는 양식장도 타격이 없어 보이지만 최종 판매단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팔지 못하니까 양식장에서 물량을 줄이고 그 타격은 우리 회사에 돌아오는 실정입니다.
Q.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지키는 마음가짐이 있습니까?
A. 기타 농경업과 달리, 생물을 다루는 일이다보니 조금 더 까다로운 면이 있습니다. 생물은 아기도 마찬가지 그만큼 많이 보고 관심을 가져야 더 잘 큽니다. 특히 제가 키우는 것은 새끼이다 보니 수질에 엄청 민감합니다. 수질관리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외부 방역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부화기간에는 정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부인 출입 거의 받지 않습니다. 출입을 허용하더라도, 소독과 보호장구 착용 등 방역대책을 철저히 하고 출입허가를 합니다. 이렇듯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새우를 대하고 있습니다. 또 모든 자영업자들이 그렇듯 직원보다 항상 먼저 그리고 많이 움직입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애정을 갖고, 같이 일 하는 직원들에 솔선수범 하는 것이 경영인으로서 꼭 지켜야 하는 마음가짐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늘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하려 노력합니다.
Q.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귀농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어(수산업 분야)는 어떤가요? 이 분야에 진입하려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해줄 말씀이 있습니까?
A. 매년 귀어를 원하는 사람들이 국립수산과학원이나 귀어학교와 같은 기관에서 귀어교육연수를 마치고 우리 사업장으로 배우러 옵니다. 두세명 가량 와서 배우고는 이내 창업을 하는데, 대다수의 생각은 이것입니다. (해당 사업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농사처럼 간단하겠지 카페처럼 차려놓으면 되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아이템/특장점을 갖고 직접 파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고, 경쟁자와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이 계열의 사업은 생물을 다루는 일이다보니 처음부터 무모한 투자를 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가용자금의 절반정도만, 항상 여유자금 가지고 있으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떤 사업을 하든 빚을 내서 무리한 사업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무모하게 해서 성공한 사람이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업은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밑바탕을 안전하게 다지면서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수산업, 양식업은 앞으로도 잘 되리라 보십니까?
A. 우리나라 새우 양식 총 생산량이 연 1만톤정도 됩니다. 그러나 소비하는 양은 연 3만톤에 달합니다. 나머지는 다 수입으로 사용합니다. 현재 새우를 원재료로 하는 요리들이 상당히 많고,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갈수록 새우 소비량 증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1차산업은 사람의 의식주 가운데 식이 달린 문제이니 생산의 안정성만 유지가 된다면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Q. 농업의 경우, 자동화가 많이 진전되지 않았습니까? 어업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해수의 경우, 종자(새끼)를 키우는 분야는 아직 큰 진전이 없습니다. 종자의 크기가 너무 작고 예민해서 기계를 사용하기 힘듭니다. 또, 바닷물을 사용하다보니 기계부식 등의 문제로 제한사항이 많습니다. 양식은 어느정도 큰 새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습니다. 민물(저수지 등)의 경우 어느정도 자동화가 진척은 됐습니다. 특히, 사료의 경우 마이크로 단위라서 기계를 쓰면 공기 중에 떠다니게 됩니다. 번거롭지만 매번 물에 직접 타고, 자동으로 주입되는 형태로 우선 쓰고 있습니다.(링거 형식) 어업양식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제일 좋은 사례는 연어양식입니다. 여기는 사람이 필요 없습니다. 기계 고치는 것을 제외하고, 고기 잡는 것부터 상품화 하는 것까지 전부 자동입니다. 새끼만 풀어 놓으면 알아서 키우고 버튼 누르면 다 큰 고기를 잡아서 손질까지 해 나옵니다. 이 사례와 같이 새우 양식분야도 자동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Q. 손님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나만의 영업방법이 있다면 말씀 해주시겠어요?
A. 소매점의 경우 영업이 중요한데 우리는 최종생산물을 만들어내는 양식업자에 종자를 보급하는 일이다보니 입소문이 중요합니다. “강씨네꺼 100만마리 가져왔는데 10톤이 나왔어, 다른 동네서도 100만마리 가져왔는데 5톤 나왔어..” 이런게 소문이 퍼집니다. “강씨네 새우 종자가 좋더라, 건강하고 양도 많이 나오더라” 이런 소문이 퍼지니까 2019년 의 경우 전국 양식장 종자의 85%가 우리 사업장에서 나갔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전국 종자 50%정도가 우리 사업장에서 보급됩니다. 매년 외국을 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입소문을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나라 양식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으십니다. 죄송스러운 이야기지만, 시대의 흐름이 맞지 않는 너무 옛날에 하던 방식 그대로 하시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공유하는 가장 큰 이유가 질병·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함입니다. 닭 AI처럼 새우도 바이러스의 종류가 상당합니다. 감염되면 한마디로 답이 없습니다. 모든 생물은 항생제를 쓰는 순간 식품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전에 미리 예방하고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외국 사례들도 참고하면서 매일 고민합니다. 이렇게 외국과 교류하고 고민하며 쌓인 데이터베이스로 2019년 책을 만들어 어민들께 나눠드리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태안문화예술회관을 빌려 세미나를 했었는데, 세미나를 개최한 이듬해 국내에서 새우가 15,000톤 생산됐습니다.(전년도 생산량은 7,000톤) 새우값이 하락하는 일이 생겼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손해를 보지는 않았었습니다. 뿌듯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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