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 나들이 17

[기획연재 고택나들이 ⑦]세월의 품격을 더하다, 이광명 고택

충청남도 보령시 주산면 방죽안길 33에 위치한 이광명 고택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일본 정부의 방해로 결혼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조선 제26대 황제인 고종의 다섯 번째 아들 의친왕의 딸과 혼담이 오가자 왕가에서 거금을 내려 보내 집을 짓게 함으로써 왕가의 품격을 세우고자 했다. 1940년대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집이 완성됐다. 3겹으로 되어있는 지붕은 고택의 품격을 보여주는 듯하며 집을 감싸고 있는 담장에는 넝쿨이 가득 붙어있어 한껏 멋을 더했다. 고택은 모양이 정사각형에 가까운 ‘口’ 자로 되어있어 빈틈을 찾아볼 수 없으며 왕가의 품위에 걸맞게 99칸으로 지은 대저택으로 사각의 건물을 두르는 복도가 있고 그 옆으로 수십 개의 방이 들어서 있다.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뻗어 있는 덕에 ..

고택 나들이 2021.08.25

[기획연재 고택나들이⑥] 쌓아올린 역사 외암마을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위치한 외암 마을은 대략 500년 전에 형성되었다. 동북쪽의 설화산(雪火山)을 주산으로 하고 남서쪽방향으로 약한 구릉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서쪽이 낮고 동쪽이 높은 지형이다. 조선 명종 때 예안이씨가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예안이씨를 중심으로 하는 집성마을로 이루게 되었다. 전형적인 충청지방의 전통적인 상류 가옥, 중류 가옥, 서민 가옥이 함께 잔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마을 곳곳마다 나무와 꽃들이 있어 자연과 조화되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마을이다. 현재 마을에는 후손들이 남아 문화재를 보존하며 주거하고 있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집성마을의 전통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되었다 전통마을을 가보면 흔히들 풍수지리(風水地理)를 따져 마을이..

고택 나들이 2021.08.04

[기획연재 고택나들이⑤] 노란 수선화의 향연 유기방 가옥

충남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위치한 유기방 가옥은 1900년대 초에 건립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의 가옥이다. 유기방 가옥은 향토사적, 건축학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어 2005년 10월 31일 충청남도민속자료 제23호로 지정되었으며 100년을 넘게 대를 이어 온 한국전통가옥이다. 유기방 가옥은 송림이 우거진 낮은 야산을 배경으로 ‘큰말’이라고 불리는 마을의 가장 안쪽 산을 등진 남향으로 지어졌으며, 북으로 ㅡ자형의 안채와 서쪽의 행랑채, 동쪽에는 안채와 안마당이 있다. 원래 안채 앞에 중문채가 있었는데 1988년에 헐어내고 현재와 같은 누각형 대문채를 건립하였다고 한다. 사랑마당과 안마당은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특히 담장은 급한 경사지를 따라 둥글게 감싸고 있으며 상부에 연목을 놓고 기와를 얹은 토..

고택 나들이 2021.08.04

[기힉연재 고택나들이④] 오래된 벗처럼 편안한 계암고택

-정순왕후의 생가 -김기현 가옥 -국가 민속문화재 199호 계암고택은 경주김씨 집성촌이며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 한다리마을에 위치한 조선시대 전통 가옥으로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다리마을은 많은 정승과, 학자 추사 김정희의 본거지이며 정순왕후(영조대왕의 계비)출생지이다. 애국지사는 물론 300년 전 여류시인 오청취당이 이곳 한다리마을에서 182수의 시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 국가 민속문화재 199호인 계암고택은 김기현 가옥으로도 불리며 정부가 지정한 명품고택 체험장이다. 한다리마을이란, ‘일제강점기 때 신작로를 만들기 전 큰 돌다리가 있어 대교를 우리말로 ’한다리‘라 칭하였고, 이곳에 사는 경주김씨를 한다리김씨라고 칭하면서 붙여졌다고 한다. 한다리마을은 느티나무, 사철나무, 은행나무, ..

고택 나들이 2021.08.04

[기획연재 고택나들이③] 향기로운 세상을 꿈꾸는 방기옥 고택

충남 청양군 남양면에 위치한 방기옥 가옥은 1985년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79호로 지정된 고택이다. 조선시대 때 건축된 것으로 추정하며 안채(정혈처), 사랑채, 행랑채의 지붕이 맞대어 이어지는 ‘ㅁ’자 형태의 전통한옥이다. 반듯하고 멋스러운 담벼락을 바라보며 돌계단이 길게 연결된 계단을 올라 대문에 들어서면 중문까지 연결된 고즈넉한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담장 주변으로 이곳의 선인들이 사용하던 옛 기구들이 보이는데 중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민속품이 즐비하다. 구석구석 모퉁이마다 감각 있는 주인의 손길이 묻어난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장식품들이 고택의 분위기를 한 층 더 살려준다. 향원재(香苑齎) 담장 아래 620년의 역사를 안은 은행나무는 마을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정월 초이렛날(..

고택 나들이 2021.07.14

[기획연재 고택나들이②] 충절의 가문, 수당修堂 이남규 고택

향나무 가로수로 잘 다듬어진 길목에 ‘孝婦 成均 進士 李尙賓 妻 申氏 之門’(효부 성균 진사 이상빈 처 신씨 지문) 이라고 새겨진 정려각이 수호신처럼 서 있다 수당 이남규 고택은 중요민속문화재 제281호로 13대 조부 한림공 이구가 죽자 그의 부인이 시조부 묘소를 방문하던 중 가마꾼이 잠시 쉬었던 정자나무 아래에서 바라 본 하얀 찔레꽃의 정취에 이끌려 그 이후 인조 15년(1637) 보령 남포에서 이곳으로 거처를 옮긴 후, 헌종 12년(1846)에 다시 중건한 한말의 지사 이남규의 본가이다. 이남규 선생은(1855~1907)은 본관이 한산(韓山)이며, 호는 수당이다. 1875년 문과에 급제한 후 홍문관 교리·동학 교수·사헌부 지평·공조참의·안동관찰사 등 여러 관직을 역임하였다. 1900년 그는 관직을 사..

고택 나들이 2021.07.14

[기획연재 고택나들이①] 꽃비가 내리는 정자亭子, 사운고택

사운고택은 충남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에 위치한 양주 조씨의 종가이다. 현재 고택 소유자인 조환웅씨의 부친 이름을 따서 ‘조응식 가옥’이라고도 불린다. 사운고택은 국가문화재 중요민속자료 제19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운고택이라 이름 짓게 된 것은 조환웅씨의 고조부인 조중세(1847~1898)선생의 호가 사운(士雲)이기 때문이다. 이 고택의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우화정(雨花停)이다. 현판의 글씨는 영조 때 문신 자하 신위(申緯. 회화와 서예에 능하며 조선 3대 묵죽화가)가 썼다. 한자를 풀어보니 ‘꽃비가 내리는 정자’다. 사운고택에 머물 때 뜰 앞에 있는 벚나무의 꽃잎이 마치 빗방울처럼 흩날렸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수려하고 선線이 아름다운 고택에 걸 맞는 이름이다. 봄이 오면 저 우람한 벚나무에 그날..

고택 나들이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