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형사? 기러니께니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바로 마당이었다. 잠시 마당 복판에 놓인 평상에 걸터앉아 숨을 고른 동호는 조심조심 창고방으로 다가갔다. 출입문 앞에는 헌 운동화 한 켤레가 놓여 있었다. 공손한 목소리로 주인을 찾자 안에서 “뉘시오?” 하는 대답이 새어나왔다. 배승태 씨를 뵈러 왔다고 받자 두세 차례 기침소리가 들리고 금방 문이 열렸다. 부드러운 목소리와는 달리 그의 눈빛이 잽싸게 동호의 몸을 훑었다. 분명 배승태였다. “나 모르겠소?” 동호가 턱을 내밀자 문턱으로 다가온 배승태가 얼굴을 살폈다. 눈을 연방 끔벅대지만 초점이 잡히지 않는 모양이었다. 누구인지를 알면 초점이 잡힐 텐데 안타까웠다. 살인 전문가가 세월에 먹히다니. 죽어서도 살기를 뿜어대던 그 독종들이. “나요 나, 옛날 정보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