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모의재판과 전태일 사건 1970. 11. 18 지난 11월 13일,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외치며 싸우다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한 전태일 군(23)의 비참한 최후를 보고 가슴이 무너진다. 평화시장 재봉사로 일하면서 열악한 환경에 혹사당하는 동료들을 위해 노동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다가 분신한 그 애통이 눈물겹다. 가진 자들의 횡포에 침을 뱉고 싶다. 그런데 그 사건을 다루기 위해 하필 내가 선정되다니! 전태일의 시신이 안치된 명동성모병원이 중부서 관할이지만 얼굴이 생소한 동대문서 직원인 내가 현장을 맡게 되었다. “중부서 정보과는 모두 얼굴이 팔려서.....” 2계장의 말이었다. “보통 사건이 아닌데, 제 능력이 모자라서 걱정됩니다.” 나는 전태일 사건에 관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