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찾아다니다 춘천행 첫 버스를 타면 오전 중으로 양구에 도착할 것이었다. 수니가 친정에 갈 리가 없지만 가까이 지낸 처제네 집 정도는 탐문할 참이었다. 첫차인데도 춘천행 버스는 번다했다. 김석은 창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때 나이든 아줌마가 빈자리를 살피다가 김석 옆에 앉았다. 마음이 다급한 김석은 아줌마에게 물었다. “춘천에서 양구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죠?” “소양강 땜에 물이 차기 전에는 가까웠지만 지금은 화천으로 돌아가야 하니 꽤 멀다우. 이따 차장아가씨가 타걸랑 물어보구래.” “참 그렇네요.” “양구 사는 분이 아니우?” “서울에 삽니다.” “면회 가는 거우?” “군인가족이 아닙니다.” “그럼 뭔 일로 양구 가는 거우?” 김석은 새벽잠을 설친 핑계를 대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혼자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