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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가 잔아의 장편소설] 아내 찾아 90000리(제17회)

“선을 넘었는데, 당신이지 뭐.” “선을 넘다니?” “키스는 선 넘은 것 아녜요?” 어이쿠! 걸려든 모양이구나! 등골이 오싹했다. 아무리 취했다 해도 왜 송아의 키스를 받아줬던가, 후회가 가슴을 쳤다. 김석의 표정을 곁눈질로 훔쳐본 송아가 말했다. “염려 말아요. 나 싸구려 아녜요. 약점 드러내는 것도 탐색전에 필요한 전술이죠.” “맞아요. 약점부터 드러내야 장점이 더 부각되게 마련이죠.” “또 비웃는 것 좀 봐.” “내 말끝마다 비웃는다고 하니 숫제 입을 다물게요.” “입 다물면 쫌팽이라고 놀릴 텐데요?” “그럼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큰일 날 소리 마세요. 나보고 자살하라는 말인데 잘못하면 살인범으로 몰려요.” “내가 집에 돌아가면 자살한다고?” “그 수밖에 없잖아요? 오십 평생에 겨우 쓸 만한 ..

연재소설 2022.11.01

[인기작가 잔아의 장편소설] 아내 찾아 90000리(제16회)

사랑한다 대신 감동시킨다가 결혼조건 김석은 사랑에 대한 소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벌벌이가 사랑을 구원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야. 사랑은 신앙차원의 절대가치여서 영구불변이야. 사랑하니까 결혼한다면 이혼하지 말아야지. 연애시절의 사랑은 평생 변질되지 않을 테니까, 안 그래?” “그럼, 사랑으로 맺어진 게 아니면 뭘로 맺어진다는 거죠?” 불쑥 송아가 나섰다. “감동이죠. 그러니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감동시켜줄 사람으로 알고 결혼하는 거죠. 그대를 사랑해요가 아니라 그대를 감동시켜줄게요가 맞는 표현이죠. 이제는 노래의 가사도 바꿔야 해요.” “그라모 사랑이 눈물의 씨앗이 아이고 감동이 눈물의 씨앗이다, 그 말이제?” 벌벌이의 말에 서 장군이 맞장구를 쳤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연재소설 2022.11.01

제 7회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출신 남문우 변호사 자전(自傳) 이야기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의 추억Ⅱ ⃟ 법조인의 꿈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장차 커서 훌륭한 판사나 검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나는 그 때부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나온 후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약한 사람을 돕는 판사나 검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되었고, 못 쓰는 종이나 땅바닥에 ‘국립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입학’, ‘고등고시 사법과 합격’이란 낙서를 수없이 했다.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다른 반 유종호라는 학생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는 나와 나이는 같았으나 제 나이에 학교에 입학하여 초등학교 오학년 때 해방되어 일본어를 곧 잘 하였다. 그와 대화 중에 내가 장차 훌륭한 법조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더니 그는 “너 일본의 유명한 민법학자 ‘아처영(我妻榮/와가츠마 사카에)’이 쓴 민법총론을 아느냐..

휴먼인사이드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