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미의 편지 “멋지긴 뭐가 멋져. 내가 바보였지.” “여보, 바보일 때가 젤 아름다운 거야.” 수니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문갑 속에서 빛바랜 편지 한 통을 꺼내왔다. 유혜미와 마지막 헤어질 때 받은 편지라고 했다. 언니, 생각 할수록 큰 죄를 지었어요. 제가 언니에게 남편을 양보해달라고 한 말, 이제 생각하니 너무 철없는 짓이었어요. 그런데도 언니는 웃으시면서 그건 안 돼! 그러셨죠? 언니는 천사에요.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은영아빠와는 딱 한 번 키스한 게 다에요. 믿어주세요. 유혜미 올림” “이걸 삼십 년 넘게 보관해온 거야?” “짐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했어. 당신과 헤어지고 싶으면 무기로 쓸려고 숨겨뒀지.” “그런데 남편을 양보해달라는 말이 뭔 소리야?” “글쎄 집에 찾아와서 어이없는 말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