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외삼촌이 인민위원회에서 부역했다는 거야. 책임자로 있었다니까 아마 인민위원장을 지낸 것 같애.” “어어?” “자넨 직무를 유기한 셈이라구. 그 따위 신원조회가 어딨어.” “정말이라면 내가 실수했구먼.” “아무리 여자한테 환장했기로서니 그런 실수를 저질러?” “그런데, 부역 사실이 진짜라면 왜 요시찰인명부(要視察人名簿)에 없었을까?” “이제야 눈치 챘군. 여기는 수복지구라 부역이랄 수 없지. 그러니 부역에 신경 쓰지 말고 그걸 핑계 삼아서 자네 소원이나 풀어봐. 수니 씨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좋은 빌미잖아. 직장을 버릴 테냐 홀애비를 택할 테냐.” “백번 천번 직장을 버리겠지. 귀한 정미소 집 셋째 딸이 애 딸린 홀애비를 택하겠어?” “이거 장난이 아니네. 우리 불쌍한 홀애비가 완전히 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