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이 문제라구? 전화를 끊었지만 머리가 멍멍했다. 온 식구들이 발로 나를 짓이기는 기분이었다. 내가 집 가장이 아니라 천사들만 사는 낙원에 몰래 틈입한 악마 같았다. 심지어 홀애비 혼자 키운 아들놈마저 엄마 편을 들고 있으니 기막힐 노릇이었다. 물론 어릴 적부터 아빠보다 엄마를 더 사랑하라고 일러왔지만, 그랬다고 해서 엄마 편을 드는 건 아닐 성싶었다. 엄마의 인품에 끌리는 게 분명했다. 사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처가식구를 대하는 태도가 그전 같지 않았는데, 파리에서 귀국하자마자 호프집으로 불러낸 것도 그 심보를 엿보고 싶어서였다. “도착지 호텔에서 대기할 때는 뭘 하고 지내는가?”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시내로 볼 일 보러 나갈 때도 있고, 잠자는 시간이 태반이죠.” 박 서방의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