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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인기작가의 한국현대사 일기] 잔아일기 (제32회)

헤밍웨이 엽총자살과 케네디 대통령 애도성명1968. 7. 4   주문진임검소장 근무를 마치고 진리포구로 귀임했다. 주문진항 근무는 참으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오징어 꽁치 성어기인 요즘 300여 척의 기범선(택택이)과 외항선을 임검하면서 어선 통제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칙대로 해안을 봉쇄하자니 영세 어민의 피해가 크고 그들의 편의를 봐주자니 간첩침투 방지에 소홀하게 되니 적절한 묘책이 강구하는 데에 힘이 들었다. 어선 한 척에 승선 신고 인원은 8명뿐인데 20여 명이 타고 그중에는 미성년자도 끼어 있다. 나는 살기 위한 그들의 부정행위를 눈감아줄 수밖에 없었다.   해상경비정이 임검소 앞에 정박 중이다. 정장의 업무가 애매하다.(해안경찰 창설되기 전)   주문진항은 동해의 중요 어업기지이다..

연재소설 2024.07.02

연재소설[인기작가의 한국현대사 일기] 잔아일기 (제31회)

사천진포구 난동사건“사격 중지! 사격 중지!”   김 하사의 목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이윽고 초소병들이 김 하사와 달려왔을 때 초소병들은 숨이 차 있었다.   “정조준 사격을 하려다 공포를 쐈어요. 수류탄을 던질까도 했죠.”   달빛에 비친 물체가 틀림없이 간첩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경솔하고 위험천만한 짓을 후회했다. 책임감도 크다는 걸 깨달았다. 김 하사는 우리가 작업하는 바로 뒤편 20m 거리에 참호가 있다는 걸 몰랐다는 것이다. 1968. 5. 16   파도가 높아서 출항을 금지시켰다. 모든 주민은 술로 하루를 보낸다. 여자들만이 놀지 않고 파도에 밀려온 미역을 줍는다. 1968. 5. 24   무기고 숙직실 상량식을 갖았다. 행우(멍게)와 해삼을 준비하고 문어를 삶았다. 향토예비군 소대장이 재배를..

연재소설 2024.07.02

연재소설[인기작가의 한국현대사 일기] 잔아일기 (제30회)

장례식을 위해 부락이 화포작업을 하루 쉬다1968. 4. 12   경찰서장과 명주군수가 쌀과 술과 고추장 등을 한 차 실려 보냈다. 사천지서장은 장례를 원만히 치르도록 진리 모든 부락에 내일 하루 화포(미역) 채취작업을 금지시켰다. 누구는 돈 벌러 바다에 나가고 누구는 장례식에 참석하여 산역을 맡으면 불공평해서 아주 하루 쉬게 한 것이다.   낮에 염할 때, 나는 염꾼이 마포로 싸는 아버지를 한 번이라도 더 만져보고 싶어 손, 발, 머리, 가슴을 쓰다듬었다. 따스한 자식의 손길을 느끼시며 아버지는 흐뭇하게 영겁의 수의를 입으셨으리라! 1968. 4. 13   상여를 붙들고 얼마나 슬피 울었던가! 불효자식을 용서해 달라고 얼마나 간절히 빌었던가! 나는 눈이 퉁퉁 부었다. 형식적인 곡은 싫었다. 눈을 뜨신 ..

연재소설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