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육시헐놈 땜에 재수 옴붙었당게 “이 낮도깨비 같은 놈아, 죽어서두 불구덩이로 빠질 노릇이지 아무리 돈에 환장혔기로서니 총을 쐈다고 그짓말을 혀? 아무리 빨갱이라 혀두 한 핏줄인디 그러큼 목을 옭아매 쓰겄냐 그 말여.” “이놈이 맘 한 번 착허게 쓰네. 그래 배곯아 죽는 게 낫냐 보상금 타 먹는 게 낫냐?” “허면, 배곯는다고 사람을 죽여도 쓰는 벱여?” “이놈아, 총은 안 쐈다 혀두 먹다 남긴 밥을 부뚜막에 놔둔 건 사실 아녀?” “그것보담은 총을 안 쏜 게 더 중허잖여?” “하여튼 우리 싸워서 피차 이득 볼 게 뭐겄나. 이참에 자넬 푸대접헌 건 내 잘못이다 치고 먼저 사과함세. 그저 가난이 죌세.” 갑자기 방안이 조용해졌다. 송두문의 사과 발언에 황억배의 부아가 금방 수그러진 모양이었다. 덩달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