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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우 前 변호사 연재 에세이

예산 황새공원을 다녀오고 1 한달 전에 평소 자주 만나는 전병준 회장, 이재인 박사와 함께 예산 황새공원에 다녀오고, 어제도 서울에서 둘째 딸이 와서 오후에 아내, 딸과 같이 두 번째로 다녀왔다. 나는 평소 ‘황새’하면 겨울철에나 볼 수 있는 희귀(稀貴)한 새로, 고상한 선비같이 외모가 희고 깨끗한 철새로만 알았지, 국가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까지 공원을 만들어 사육하고 관리할 정도로 귀(貴)한 새인줄은 잘 몰랐다. 그래서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웃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공원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에 뉴스에서 듣고도 별 관심없이 지내왔다. 이번에 두 번이나 현장에 가 보고서야 그 존재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황새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새이기 때문에 아무 곳에서나 사는 새가 아니었다. 황새는 생태계..

휴먼인사이드 2023.05.02

남문우 前 변호사 연재 에세이

봄이 되면 길가, 밭, 야산 등을 가리지 않고 눈만 돌리면 여기 저기에서 노랗게 피어있는 민들레 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민들레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 자신의 모습을 예쁘고 고상(高尙)하게 보이려고 한껏 멋을 내어 노란 원피스 드레스를 입고 자기에게 오라고 손짓을 보내지만 사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지나쳐 버린다. 아마도 비록 외모는 우아(優雅)하고 순진해 보이지만 지조(志操)없이 아무데나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누워 있어 천(賤)하고 경박(輕薄)해 보여 사람들의 눈에는 하찮게 여기는 흔하디 흔한 잡초로밖에 보이지 않는가 보다. 또한 민들레는 아무 곳에서나 흙만 있으면 주책없이 남의 자리를 빼앗아 뿌리를 내리고 앉아 있어 제거대상(除去對象)의 풀에 지나지 않아 그것을 뽑아버리는데 힘이 들고 귀찮아서 사..

휴먼인사이드 2023.04.25

[인기작가 잔아의 다시 읽고 싶은 장편소설] 칼날과 햇살 (제11회)

부뚜막에 놓아둔 먹다 남은 밥사발 그런 난처한 입장을 예견해서 생각해둔 핑계가 있기는 한데 그 또한 어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송두문은 계속 행방불명 쪽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 친구가 종종 허는 말이, 들녘이서 머슴살이나 허겄다고 푸념했걸랑유.” “어디로 갔는지 전혀 집히는 데가 없습니까?” “당최 모르겄는디유.” “막역한 고향친군데 행선지를 모르다뇨?” “암 때구 기별을 주겄쥬.” 변호인은 황억배를 증언대로 세우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웠지만 송두문의 증언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피고가 가슴에 품었던 권총을 꺼낸 것은 어느 순간이었나요?” “즈이 작대기에 두들겨맞고 금방유.” “어디다 대구 조준했나요?” “지 가슴팍에다유.” “불발이었다죠?” “예에.” “불발인 걸 어떻게..

연재소설 2023.04.25